펜트하우스 1채 377억… 롯데 ‘분양 흥행’ 걱정

입력 2017-02-21 18:44 수정 2017-02-21 21:27
시그니엘 레지던스 내부 모습. 롯데건설 제공

최근 서울시의 사용 승인을 받은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내 최고급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두고 롯데가 애를 태우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분위기 탓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이던 중국 부호들의 발길이 끊길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21일 롯데건설과 롯데물산에 따르면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롯데월드타워 지상 42∼71층에 들어설 예정이다. 139∼842㎡ 주택형의 223가구로 구성되는 오피스텔은 3.3㎡당(공급면적 기준) 평균 분양가가 7500만∼8000만원에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작은 규모인 209㎡ 가구에 입주하려면 45억원을 내야 한다.

일반 오피스텔 이외에도 70∼71층을 합쳐 복층 구조로 선보일 펜트하우스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거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펜트하우스는 3.3㎡당 1억3000만원대로 한 채 값이 37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최고가 단독주택에 이름을 올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저택(177억원) 가격의 두 배로, 국내에서 가장 비싼 거주시설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도어맨 서비스와 셰프 서비스 등 호텔 수준의 최고급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피트니스클럽과 골프연습장, 사우나 시설 이용도 가능하다. 롯데 관계자는 “가격 탓에 수요층은 한정돼 있지만 공급 물량이 적어 미분양 우려는 안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당초 주 타깃으로 봤던 중국 부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0∼12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 열린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투자설명회에는 중국 VIP고객 수백명이 몰렸다. 실제로 롯데는 중국과 홍콩 부동산업체와 손을 잡는 등 중국 투자자 유치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사상 최고의 분양가에 내국인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사드 배치 논란 이후 중국 부자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며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초 롯데 측은 외국인과 내국인의 분양 비율을 반반으로 예상했지만 외국인 비중이 30%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