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현역 군인인 H R 맥마스터(55) 육군 중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임한 지 1주일 만에 백악관의 안보 컨트롤타워 공백이 메워졌다. 맥마스터는 과거 북한을 ‘늘 위험스러운 살쾡이’라고 부르는 등 군사적으로 위험한 존재라고 평가한 적이 있어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대북 강경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맥마스터는 미 육군전력통합센터 국장을 맡고 있는 군내 대표적 지략가다.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을 비판하는 등 입바른 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일부에서는 기피 인물로 꼽기도 하지만 ‘탁월한 군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에게 맥마스터를 소개하면서 “엄청난 재능과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트럼프에게 비판적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도 “그보다 나은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맥마스터는 미 육사를 졸업하고 걸프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하는 등 야전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소령 시절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학식을 갖췄다. 1991년 걸프전 ‘사막의 폭풍’ 작전을 다룬 저술은 미군 훈련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 또 1998년 펴낸 저서 ‘직무유기(Dereliction of Duty)’에서 베트남전 당시 미군 지휘부를 신랄하게 비판해 화제를 모았다.
맥마스터는 2005년 대령 시절 반군이 점령한 인구 25만명의 이라크 도시 탈아파를 주변 부족 지도자들의 협조를 끌어내면서 무사히 탈환해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미 국방부가 소집한 ‘대령 회의’에서는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뒤 장군 진급에서 탈락했다.
맥마스터는 2015년 상원 국방예산 청문회에서 “미군이 한반도에서 억지력을 유지해야 하며 한국군과 연합군이 돼 상당한 수준의 육·해·공 전력을 전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지상군의 역할도 중시해 왔다. 때문에 현 주한미군 주둔 규모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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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안보사령탑에 현역 중장… 對北 강경모드
입력 2017-02-21 17:40 수정 2017-02-21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