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친분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증언이 21일 최씨 재판에서 나왔다. 최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정보를 듣고 있었다는 진술도 등장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씨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 온 우 전 수석은 이날 최씨 재판이 있는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철(38) 전 문화체육관광부 보좌관은 “고영태씨에게 ‘최씨는 청와대에 자주 들어가 VIP(대통령)와 많은 얘기를 하고, 광고감독 차은택, 우 전 수석 등과 친분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최 전 보좌관은 “고씨가 ‘최씨 위에는 대통령밖에 없다’고도 했다”며 “실제 광고계나 체육계에는 밤마다 여성 한 명이 김종 전 문체부 1차관과 광고감독 차은택씨와 회의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최 전 보좌관은 민정수석실에서 조사받은 경위를 설명하며 “고씨가 ‘민정에서 너를 뒷조사하니 조심하라’고 했는데 그 후 실제로 민정수석실 행정관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고 했다. 당시 고씨는 “소장(최씨)한테 들었다. 너에 대한 안 좋은 보고서가 올라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 전 보좌관은 “고씨는 ‘최씨가 일정한 정보를 민정수석실에서 듣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최씨는 이른바 ‘고영태 녹음 파일’을 거론하며 “나는 이용당한 거 같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최씨는 이날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언론 보도는 잘못된 거고, 자기들(고씨 등)이 만든 거다”라고 했다. 오히려 최 전 보좌관을 향해 “문체부에 계시면서 고영태와 류상영, 김수현씨 등에게 조력한 거 아니냐”고 추궁했다.
최 전 보좌관은 “녹음 파일 속 제 언행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이라면서 “다만 이것이 고씨 등이 국정농단을 하기 위해 마치 모의를 하고, (최씨를) 음해했다는 주장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민철 황인호 기자 listen@kmib.co.kr
최철 문체부 前 보좌관 “우병우-최순실 친분 있다고 들었다”
입력 2017-02-21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