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아주 죄송”… ‘朴 선한 의지’ 발언 사과

입력 2017-02-21 18:10 수정 2017-02-21 21:11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안 지사와 문재인 전 대표의 가치관 공방으로 비화됐던 논쟁은 안 지사의 사과로 이틀 만에 봉합국면을 맞았다.

안 지사는 21일 서울 중구 대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차 혁명과 미래인재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정농단 사건과 연결된 박근혜 대통령까지 (선한 의지의) 예로 든 건 아무래도 많은 국민께 다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예시가 적절치 못해 마음 다치고 아파하는 분들이 많다. 아주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안 지사는 19일 부산대학교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좋은 정치를 하려 했지만 뜻대로 안 됐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정치권의 드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문 전 대표가 20일 “안 지사의 말에는 분노가 빠져 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며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정의를 바로세울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분노’ 논쟁으로도 확대됐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 발언이 알려진 직후 캠프에서 “(문 전 대표가) 정확하게 말씀하셨다. 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부턴가 저한테 버릇이 됐다”고 했다. 이어 “나도 광화문 광장에 앉아 있을 땐 열받지만 지도자로서 분노라는 단어 하나만 써도 얼마나 많은 피바람이 나느냐”고 반문했다.

안 지사의 ‘피바람’ 언급에 문 전 대표는 21일 다시 “지금 우리의 분노는 사람이 아니라 불의에 대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에 안 지사는 사과에 앞서 “분노는 정의의 출발점이기도 하지만 정의의 마무리는 역시 사랑”이라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하지만 “각자 다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일 뿐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며 봉합을 시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