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친박단체의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근혜 정권퇴진 춘천시민행동은 21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춘천사무실 앞에서 ‘탄핵반대세력의 춘천시민폭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춘천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친박단체는 수 십대의 버스와 전철을 타고 춘천을 찾아와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언어·신체폭력을 가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외부세력을 춘천에 끌어들여 무법천지를 방조한 김 의원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2시 춘천 거두사거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춘천 애국시민 탄핵기각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 태극기집회 장소와 100여m 떨어진 곳에선 ‘김제동과 함께하는 춘천 1만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춘천시민폭행 기자회견에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시민들과 기자도 참여했다. 모 언론사 기자는 “태극기집회를 취재하던 중 가방 안에 세월호 리본이 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고 카메라를 빼앗겼다”며 “주변에 있던 경찰의 도움을 받아 카메라를 돌려받았고 어깨와 팔 인대가 늘어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대학생 장모(20)씨는 “‘박근혜 탄핵’ 피켓을 들고 태극기집회를 지나가던 중 한 노인이 뒤에서 목도리를 잡아챘고 10여명이 둘러싼 채 주먹을 휘둘러 너무 놀랐다”면서 “맞아서 아픈 것보다는 노인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것처럼 촛불집회 참가자에게 욕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춘천시민행동 김주묵 집행위원장은 “경찰은 폭행 관련자를 처벌하고 폭력집회를 방조한 집회 주최 측에 대한 철조한 조사를 통해 관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욕설과 폭력은 개인 간의 문제이며 춘천시민행동의 요구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친박단체, ‘촛불’ 참가자 폭행 논란
입력 2017-02-21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