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낸드플래시 등 프리미엄 소재·부품군 강화 전략을 핵심 내용으로 한 새로운 수출 전략을 마련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의 한한령 등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가전 등 완성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은 오는 2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무역투자진흥(무투) 회의에서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1일 “최근 대체 불가능한 프리미엄 소재를 수출 주력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산업부 국·실장급이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프리미엄 소재·부품을 수출 전략으로 내세운 이유는 지난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1월 수출은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자동차 등의 수출 감소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선방한 덕분이다. 또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소재·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8%나 됐다. 전체 소재·부품 수출 중 중국의 비중은 32.8%였다.
현재 정부가 지목한 육성 소재·부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다. 그 가운데 낸드플래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품질 배터리 등을 육성 대상으로 삼았다.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고사양 제품을 원하면서 샤오미나 OPPO, 화웨이, 하이얼 등 제조업체들이 D램이나 평판 디스플레이(LCD)에서 OLED, 낸드플래시 쪽으로 수요를 늘릴 것으로 봤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에 있는 것을 따로 저장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그대로 둔다”면서 “고용량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했다. 다만 수출 단가가 높은 고완성재를 소재·부품이 대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D램 4G짜리는 약 3달러, 단종된 갤럭시 노트7은 최소 300달러”라며 “프리미엄 부품·소재 전략을 고부가가치인 완성재 수출 증가와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그래픽=이석희 기자
[단독] 낸드플래시 등 부품·소재, 수출 주력 부대로 키운다
입력 2017-02-21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