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세계지도 20년째 행방불명, ‘만국전도’ 등 보물 문화재 5점 도난

입력 2017-02-22 00:00

17세기 중반 제작된 세계지도인 ‘만국전도(萬國全圖·사진)’를 비롯해 1980년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5점이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보물 제1008호) 중 만국전도, ‘고희 초상 및 문중유물’(보물 제739호)의 초상화 2점, ‘황진가 고문서’(보물 제942호) 중 문서 2점이 도난당한 사실을 최근 홈페이지의 ‘도난 문화재 정보’ 코너를 통해 공개했다. 이들 문화재는 모두 특정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오는 지류(紙類·종이류) 유물이다.

2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만국전도는 현종 2년(1661) 박연설이 그린 가로 133㎝×세로 71.5㎝ 크기의 지도다. 1993∼94년 서울 동대문구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도를 제외한 나머지 문중 전적 유물 7종 45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관리하고 있다.

고희 초상 및 문중유물(20종 215점) 가운데는 고희 채색 초상화 2점이 2012년 말부터 행방이 묘연하다. 고희(1560∼1615)는 조선시대 중기 무신으로 임진왜란 때 선조를 호위했던 인물이다. 또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싸움에서 목숨을 잃은 황진(1550∼1593) 장군의 후손에게 전하는 황진가 고문서(14종 125점) 중 1615년 임금이 내린 사령장인 교지(敎旨)와 1856년 남원부사가 발급한 잡역 면제 문서인 완문(完文)은 1993년쯤 도난당했다.

지금까지 도난 또는 소재 불명으로 조사된 보물은 ‘안중근 의사 유묵’(제569-4호)과 ‘순천 송광사 십육조사진영’(제1043호)을 포함해 모두 13건이며, 국보 중에는 안평대군의 글씨인 ‘소원화개첩’(제238호)이 2001년 사라졌다. 문화재청은 관계자는 “5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정기조사를 통해 문화재의 실태를 더욱 정밀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