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핵 동결’을 위한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는 ‘북핵 폐기’를 원칙으로 하는 기존 한·미·일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NYT는 20일자 사설에서 “북한은 이미 핵무기 21개를 제조할 연료를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운반할 미사일 능력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며 “북핵 프로그램을 폐기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는 핵연료 생산과 미사일·핵실험 동결”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 신문은 “1994년 북핵 합의 이후 거의 10년간 북한의 플루토늄 프로그램은 동결됐다”며 “그러나 이후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제재 일변도의 정책을 폈지만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는다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제재 해제와 경제적 지원, 항구적 평화협정 체결 같은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마이클 모렐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19일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미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 정권 붕괴, 핵무기 통제 불능’을 북한발 3대 위협으로 꼽았다. 그는 “북한이 미국을 향해 쏘는 미사일은 그나마 위험도가 가장 낮다”면서 “어느 시점에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핵무기가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북한이 자신들의 핵무기를 팔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 톰 도닐런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아직 북한발 위기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2017년에 첫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NYT, 트럼프에 ‘北核 동결’ 목표로 협상 촉구
입력 2017-02-21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