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려고 서두른다”고 탄핵심판 중인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이 발언했다. 헌재가 선고일자를 두고 국회와 교감을 가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헌재는 박 대통령과 국회 측에 심판 공정성을 해칠 언행을 유의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2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재판관 숫자가) 7명까지 내려가면 기각이 기정사실화되니까 8명이서 빨리 해치우자는 사고가 배경에 깔려 있어서 서두르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7인 체제에서는 기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드라이브를 건다는 판단이냐”고 묻자 손 변호사는 “저희는 그렇게 본다. 재판을 너무 빨리 서두른다”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같은 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도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하면서 “국회와 헌재가 선고 기일에 따라서 (결정을 좌우하려는) 교감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다음달 13일 이전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도 “야당, 국회, 심지어 북한도 그렇게 주장한다”며 색깔론을 내세웠다.
헌재는 “법정 외 발언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반응을 삼가면서도 “앞서 재판장이 양측에 당부한 부분이 있다”고만 했다. 이 대행은 지난 9일부터 두 차례나 “재판 진행 및 선고시기에 관해 재판정 밖에서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여러 억측이 나온다”며 “대리인들은 재판정 밖에서 언행을 각별히 삼가 달라”고 말했다.
22일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최순실(61·수감 중)씨는 “지난번 증인신문 때 많은 진술을 해서 더 이상 이야기할 게 없다”며 이날 헌재에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최씨와 함께 마지막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안종범(58·수감 중)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오전 10시 예정대로 출석한다.
국회 측과 박 대통령 측은 각각 23일까지 헌재에 낼 종합준비서면 작성 작업에 착수했다. 국회 측은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올 경우를 대비해 박 대통령에게 직접 물을 1시간 안팎 분량의 신문사항도 준비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헌재, 탄핵하려고 서두른다”… 朴측 대리인 방송서 주장
입력 2017-02-21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