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당국에 연행됐던 한국계 미국인 목사 일행 4명 가운데 3명이 11일 만에 풀려났다. 탈북민 출신 한국 선교사는 석방되지 못한 채 여전히 구금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내 한국선교사들은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9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시내 호텔에 투숙했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던 이들 가운데 3명이 20일 벌금을 내고 풀려났다”고 밝혔다. 풀려난 이들은 탈북민 구호활동에 나섰던 한국계 미국인 박원철 목사, 중국 국적의 조선족 김모 전도사와 손모씨 등이다. 그러나 한국 국적의 김모 선교사는 행정구류가 연장됐다.
선교사들은 중국 공안이 김씨에 대해 조사할 게 더 남아있어 구류를 연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 선교사는 “석방된 기독교인 3명은 현재 서울로 이동 중”이라며 “당분간 기도원에 들어가 앞으로의 선교방향에 대해 의논하고 기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미국 시카고 안디옥한인교회를 개척했고, 세계협력선교회(Global Assistance Partners)에서 미전도 종족 코디네이터로 사역하고 있다. 최근 북한선교에 집중해왔던 그는 한 콘퍼런스에서 ‘북한성도 영친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영친운동’은 교인들이 북한 ‘미래 믿음의 식구’를 입양해 그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자는 운동이다.
중국은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선교활동이나 불법으로 탈북한 북한주민을 남몰래 보호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교계는 중국정부가 선교사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이번 강경조치에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미사일 ‘사드(THAAD)’ 배치로 악화된 한·중 관계가 일정부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한국인 선교사 17명과 이들의 가족도 강제출국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아직 석방되지 못한 탈북민 출신 김모 선교사에 대해 영사 조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중국, 한국계 미국인 목사 일행 3명 석방
입력 2017-02-22 00:00 수정 2017-02-22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