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이민제 도입 후 휘몰아쳤던 중국인들의 제주 투자열풍이 사그라지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 여파로 한때 노른자위 땅과 건물을 싹쓸이하던 큰 손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제주경제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외국인이 취득한 건축물은 544건·7만3302㎡로 전년(734건·9만6652㎡) 대비 24% 감소했고 중국인 투자도 2014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중국인들의 사들인 건축물은 2013년 5만9268㎡에서 2014년 10만581㎡로 급증했지만 2015년 7만3255㎡, 지난해 5만95㎡로 감소했다. 중국인의 토지 매입 역시 2014년 519만㎡, 2015년 61만㎡, 2016년 84만㎡으로 2014년을 기점으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투자가 감소한 데에는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한중 관계 균열, 투자이민제 적용 지역을 관광지·관광단지로 제한하는 투자정책 전환, 난개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 개발사업 심사 강화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대규모 개발사업장의 숙박시설 준공물량 및 부동산투자이민제 감소세, ‘차이나 머니’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인이 소유한 건축물은 숙박시설이 1652건(전체 외국인 보유 1796건)·24만813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숙박시설 중에서는 대규모 개발사업지구 내 분양형 콘도가 대부분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이 보유한 제주지역 전체 건축물 중 73%(2262건, 33만79㎡)는 중국인 소유로 확인됐다. 중국인들의 건축물 취득은 2012년 촉발돼 2014년에 정점을 이뤘다. 2009년 이전까지 중국인이 취득한 건축물은 3건에 불과했다. 이후 2012년 194건, 2013년 389건, 2014년 689건으로 매입 붐이 이어지다 2015년 563건, 2016년 389건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사드 후폭풍… 중국인, 제주 투자·관광 ‘뚝’
입력 2017-02-21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