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이 직접 세운 성전 불타… 교회 재건 기도해 주세요

입력 2017-02-22 00:02
지난 16일 오후 발화 30분여 만에 전소된 경기도 평택시 고덕로 대언교회 모습. 대언교회 제공

경기도 평택시 고덕로 대언교회 홍원표 목사는 지난 16일 오후 예배당 앞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교회 청년과 상담을 가진 뒤 차로 집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교회가 불에 타 쓰러져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차가 여러 대 동원됐지만 불길을 잡지 못한 채 30분 만에 전소되고 말았다.

홍 목사는 20일 “10년 넘게 사용해온 낡은 석유난로가 화재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 상담하던 청년의 집이 차로 3분 거리라서 잠시 데려다주고 오던 길에 현장을 발견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화재로 인해 예배당 내 강대상과 장의자 컴퓨터 등 각종 기기들도 불에 탔다. 예배당 옆 사택도 3분의 2 가량 피해를 입었다.

소방서 추산 피해금액은 9000여만원. 하지만 홍 목사와 성도들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는 그보다 훨씬 더 크다. 홍 목사는 평택 시내의 지하 예배당에서 16년 동안 사역해왔다. 성도 수는 주일학교 학생 10명을 포함해 20여명. 많지 않은 성도들이지만 지역 복음화를 위해 꾸준히 제자훈련을 해왔고 4년 전엔 새 성전 건축을 위해 각자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대지를 마련했다.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장년 성도들이 모두 팔을 걷어 붙이고 2년 동안 교회 건축에 나서 2014년 8월 30일 입당의 감격을 맞았다.

홍 목사는 “당시 전세 살던 성도는 월세로 돌리고 직장인 성도들은 담보 대출을 받는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았다”며 “성도들 손으로 직접 지은 성전이 화재를 당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목사와 사모는 화재 후 이틀 동안 마을회관에 있다가 마을 어르신이 방 한 칸을 비워줘 거처가 마련될 때까지 머물기로 했다. 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 수경노회에선 20일 임원단이 현장을 방문해 위로를 전했다.

노회장 문기식 목사는 “건축 과정에 성도들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 교회여서 더 가슴 아팠다”며 “노회 차원은 물론 총회 구제부에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목사는 “지난주일 지붕이 불 탄 사택 아래서 성도들과 예배드리며 ‘낙심치 말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은혜를 바라보자’고 권면했다”며 “주님의 귀한 사역지가 다시 세워지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농협 205011-56-028409 예금주: 홍원표, 010-2090-9169).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