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의 19일 ‘선한 의지’ 발언이 정치권에서 드센 비판의 대상이 됐다. 대선 주자들의 비판은 물론 안 지사 캠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20일 서울 중랑구 보건안전교육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인에게는 의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결과다. 더구나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그건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안 지사를 비판했다. 최근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박 대통령의 자질이 부족했었다는 게 지금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 조금 억지로 한 말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문용식 김근태재단 부이사장은 페이스북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십 년 도 닦다 내려온 계룡산 도사를 보는 듯하다”고 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마포구의 캠페인 영상 녹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선의와 그 해명은 믿는다”면서도 “(해당) 발언에는 분노가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분노는 정의의 시작이며, 이명박·박근혜정권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분노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라디오에서 “청산해야 될 상대까지 손을 잡으면 절반의 성공밖에 되지 않는다”며 “선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고 우회 비판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최태민, 최순실 손아귀에서 수십 년간 놀아난 박근혜가 좋은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다고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 지사 캠프의 이동학 총괄부본부장은 “유구무언. 뚜벅뚜벅. 유권자들의 이유 있는 비판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안 지사는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일 하려고 (미르·K스포츠재단을) 시작했다는 박 대통령 발언을 인정한다 해도 국정농단이 어떻게 합리화될 수 있겠느냐’는 의미였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자는 것이지 두둔하려던 게 아니었다”고 했다. 안 지사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징벌적 배상제·집단소송제 도입, ‘컴플라이언스’(상시 통제·감독) 제도 강화 등을 담은 경제정책 비전을 공개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몰매 맞은 안희정… ‘朴 대통령 선의’ 발언에 野 십자포화
입력 2017-02-2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