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품 ‘부적합’ 의혹] 2015년엔 ‘가전용’ 의혹만… 이번엔 1200대에 사용 증명

입력 2017-02-20 18:09 수정 2017-02-20 21:25
2015년엔 ‘가전용’ 의혹만… 이번엔 1200대에 사용 증명

현대·기아차가 자동차용이 아닌 가전용 반도체를 사용했다는 의혹은 2015년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졌었다. 당시 반도체의 일종인 ‘저항기(Register)’ 3만개가 자동차용이 아닌 가전용으로 현대·기아차에 장착됐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모 의원실은 ‘증거부족’으로 의혹 규명에 손을 들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현대·기아차 유럽 수출모델인 JD 차량 차체제어모듈(BCM)에 다이오즈사의 가전용 반도체가 최소 7200개 들어갔다는 구체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에 국민일보가 입수한 대동의 생산이력 문서를 통해 2014년 6월 대만 다이오즈사가 제작한 가전용 반도체 ‘S1G’가 JD 차량 1200대에 사용된 게 증명된 것이다.

BCM에 쓰이는 반도체는 원래 창남아이엔티란 회사가 수입해 대동에 공급하면, 대동이 BCM 완성품을 만들어 현대차에 납품하는 구조다. 창남과 대동은 당시 현대·기아차에 제출한 BCM용 반도체 승인서류에 AEC(미국 자동차전자부품위원회)가 인증한 비쉐이사 제품을 쓴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JD 차량의 가전용 반도체 장착 의혹을 제기한 장석원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문제가 된 2014년 당시 창남은 비쉐이사의 공식대리점 명단에 빠져 있었다. 국민일보는 2015년 9월 현대차, 대동, 장 박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모 의원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 회의의 녹취록을 입수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현대차 한모 부장은 창남이 비쉐이사 공식대리점에서 빠져 있는 것을 그제야 파악하고, 현대모비스 최모 이사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최 이사는 “BCM 부품은 AEC 규격을 만족하는 제품을 쓰는 게 원칙”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장 박사는 “당시 녹취록을 들어보면 현대차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AEC 규격에 맞는 반도체를 쓴다면서도 비쉐이사 대신 AEC 승인을 받지 않은 다이오즈사 것을 쓴 것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