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강조하면서 스웨덴에서 벌어지지도 않은 테러를 언급해 뭇매를 맞았다.
19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플로리다주 멜버른 연설에서 중동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면서 “독일에서 일어난 일을 봐라. 지난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믿을까? 그런 일이 스웨덴에서 일어났다”며 “많은 난민을 받아들였고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를 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연설은 이민자 때문에 스웨덴에 테러가 벌어졌다는 뉘앙스였지만 최근 스웨덴에선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스웨덴 정부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테러와 관련된 어떤 중대한 사건도 알지 못한다”며 “미 국무부에 사실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스웨덴? 테러 공격? 트럼프는 무슨 약을 먹은 건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문제가 커지자 트럼프는 SNS에 “미국 폭스뉴스에서 봤다”고 항변했다. 트럼프는 특집 프로 ‘터커 칼슨 투나잇’에 출연한 아미 호로비츠 영화감독이 “스웨덴에 난민이 유입된 후 범죄가 늘었다”고 말한 장면을 본 것으로 추측된다. 이 발언 당시 깨진 유리창과 불타는 건물 등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의 ‘어젯밤 사건’을 비판하고 나섰다. SNS에도 ‘스웨덴의 어젯밤(LastnightinSweden)’이나 ‘스웨덴 사건(SwedenIncident)’ 등 해시태그가 달린 풍자가 쏟아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트럼프 “지난밤 스웨덴서 생긴 일 봐라” vs 스웨덴 “혹시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
입력 2017-02-20 18:25 수정 2017-02-20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