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함께 성장한 KBS교향악단, 한국 대표 오케스트라로 키우겠다”

입력 2017-02-20 21:40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의 비교는 흥미롭지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앞으로 KBS교향악단을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요엘 레비(67·사진)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이 2019년 말까지 지휘봉을 잡게 됐다. 2014년 1월 취임한 그는 최근 2년 연장 계약을 확정하면서 총 6년간 악단을 이끌게 됐다.

20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비 감독은 “취임 당시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오케스트라에 대한 관객의 신뢰가 무너졌었다”며 “하지만 3년 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장을 관객들이 알아봐주시는 등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밝혔다.

레비 감독은 단원과 전 상임지휘자 간 극심한 갈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KBS교향악단의 새 수장을 맡아 오케스트라를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로마와 밀라노, 오스트리아 린츠 등을 거친 유럽 투어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공석 몇 개가 더 채워지면 음악적으로 훨씬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에 비해 초청 지휘자나 연주자가 빈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시향은 음악감독이 없어 외부 음악가를 초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들만의 방향성이나 정신을 일부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해외 정상급 연주자들을 꾸준히 초청하지만 궁극적으로 오케스트라 자체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루마니아 출신의 요엘 레비는 브장송 국제 젊은 지휘자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데뷔했다. 그는 미국 애틀랜타 심포니 음악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벨기에 브뤼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일 드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를 지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