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MB·朴대통령도 좋은 정치 하려다 뜻대로 안돼”

입력 2017-02-19 23:35
안희정 충남지사가 19일 오후 경남 김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들어보자, 하나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의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19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선한 의지로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됐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지사는 부산대에서 진행된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안됐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르·K스포츠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맘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게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발언은 ‘사람의 선한 의지’를 강조하던 도중에 나왔다. 그는 “저는 누구라도 그 사람의 말을 액면가 그대로의 선의로 받아들인다”고 말을 시작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도 ‘7·4·7 공약’을 잘해보고 싶었겠죠. 그 방법은 현대건설 사장답게 24조원 들여서 국민 반대에도 불구에도 4대강에 확 넣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실수는 국가 주도형 경제발전 모델로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못한다는 걸 계산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이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누군가를 반대하려는 정치로는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며 “누구를 비난하는 존재로 서 있으면 제 인생이 너무 아깝다. 저는 절대로 문재인 대세론이나 그 어떤 후보와 싸우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지사는 특히 “20세기 지성사는 비판적 사고를 지니는 것을 말했지만, 남을 의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잘못된 지성사”라며 “저는 어떤 것이라도 그 사람이 선한 의지로 결론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21세기 신지성사의 출발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대연정 제안에 대해서는 “대연정이라는 것이 중도·우클릭이라고 하는데 아니다”며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라고 말했다.

안 지사의 발언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조차 선의로 해석해야 한다는 ‘궤변’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반어법을 이용한 발언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부적절한 비유라는 비판이다.

안 지사는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에 “이명박정부의 4대강이나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을 얘기하면서 그들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해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겠느냐”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