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25·BC카드)가 올 시즌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선수 첫 우승을 따냈다.
장하나는 19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668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마지막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10언더파 282타로 정상에 올랐다. 후반 9홀에서만 이글 1개와 버디3개를 잡는 등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장하나는 전날까지 우승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3라운드 공동 7위를 기록했지만 10언더파로 단독 선두였던 리제트 살라스(28·미국)에 4타가 뒤져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 홀도 보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며 기회를 노렸다. 그러자 선두권 선수들이 제 풀에 무너졌다.
장하나는 살라스가 보기를 한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단숨에 두 타를 줄였고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공동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백미는 17번(파5)홀이었다. 투온에 성공했지만 홀과는 무려 15m 거리. 심호흡을 한 장하나는 회심의 퍼팅을 날렸다. 그림같이 공이 홀컵에 들어가며 이글을 낚았다. 같은 시간 보기를 범한 살라스를 순식간에 3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장하나는 마지막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장하나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지난해의 시련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지난해 LPGA 투어 첫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다가 지난해 3월 싱가포르에서 일명 ‘공항 가방 사건’을 겪은 후 슬럼프에 빠졌다. 장하나 아버지가 싱가포르 공항 에스컬레이트에서 떨어뜨린 가방에 전인지가 부상을 입으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진 것. 극심한 스트레스로 한 달 넘게 투어를 쉬었고, 올림픽 출전 티켓 경쟁에서도 탈락했다.
장하나는 이번 겨울 베트남에서 40일간의 전지훈련을 통해 착실히 몸을 만들며 심신을 달랬다. 그리고 올 시즌 첫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했다. 장하나는 “첫 홀에서 보기를 한 뒤 심플하게 경기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올 시즌 5승을 거두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장하나는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도 상승할 전망이다. LPGA 투어 홈페이지는 경기 후 “현재 6위인 장하나가 다음 주에는 5위에 오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모규엽 기자
무서운 뒷심… 장한나, 한다 호주여자오픈 시즌 첫 우승
입력 2017-02-19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