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판매경쟁 올해도 ‘가속 페달’
입력 2017-02-21 05:00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경쟁이 올해도 계속된다. 프랑스 브랜드 푸조가 대표 모델인 ‘푸조 2008’의 부분 변경 모델을 최근 국내에 출시했고, 지난해 말부터 점유율이 떨어진 기아차 니로는 다음 달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추가한다.
현대차는 오는 5월 첫 소형 SUV 코나를 선보이며 경쟁에 가담한다. 중형 SUV 켄보600으로 국내에 진출한 중국 중한자동차도 올해 안으로 소형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말 신형을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는 점유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들의 공세는 압도적 점유율을 갖고 있는 쌍용차 티볼리를 협공하는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차종별 점유율 변화와 관계없이 소형 SUV 시장과 소비자 선택폭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의 1위’ 티볼리 계속 웃을 수 있을까
지난해 국산 소형 SUV 판매는 10만4936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2015년 연간 판매 8만2328대였던 시장이 1년 만에 27.5% 커졌다. 지난해 팔린 소형 SUV 중 54.3%인 5만6935대가 티볼리 에어를 포함한 티볼리 모델이었다. 2015년에는 1월 처음 내놓은 티볼리만으로 54.7%를 차지했었다. 티볼리는 출시 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그렇다고 티볼리가 웃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소형 SUV 시장에서는 2위 경쟁이 치열했고 그 영향으로 최대 70%대였던 티볼리의 점유율이 40%대까지 떨어졌다. 티볼리는 올해 첫 달 3851대를 팔며 점유율을 59.7%까지 끌어올렸지만 60%를 넘기진 못했다.
지난해 소형 SUV 시장을 흔든 변수는 하이브리드(HEV) 모델인 기아차 니로와 쉐보레 트랙스 신형의 등장이다. 니로가 출시되기 전인 3월까지만 해도 티볼리가 시장 60∼70%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르노삼성 QM3와 트랙스가 큰 차이 없이 차례로 나눠 먹고 있었다.
니로는 출시 직후인 4월 국내에서 QM3(1095대)와 트랙스(1014대)를 합친 것보다 많은 2440대를 팔며 단번에 시장 2위로 출발했다. 점유율 24.6%였다. 이때 티볼리는 전달보다 2.1% 늘어난 5490대를 팔고도 점유율이 50%대로 떨어졌다. 니로의 등장과 함께 전체 ‘파이’가 커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치열한 2위 경쟁… 니로→QM3→트랙스
국산 소형 SUV 월간 국내 판매는 지난해 1월 4383대에서 2월 5164대, 3월 6814대에 이어 4월 9924대로 한 달 만에 45.6% 급증했다. 다음 달인 5월에는 1만216대로 사상 처음 1만대를 넘겼고 6월에는 10.2% 더 늘어난 1만1257대를 기록했다. 7∼9월에는 월 판매량이 7000∼8000대선으로 떨어지며 시장이 한계를 보이는 듯했다.
4월부터 9월까지는 티볼리가 저만치서 선두를 달리고, 니로 QM3 트랙스 순으로 뒤를 잇는 시장 판도가 이어졌다. 8월에는 니로 판매가 1135대로 전달 대비 반 토막이 나면서 3위 QM3와 점유율 격차가 0.5% 포인트까지 줄었다. 10월에는 QM3가 전달의 배가 넘는 2104대를 기록하며 니로(1068대)를 제쳤다. 니로는 출시 이후 처음으로 3위로 밀려났다.
다시 11월에는 신형이 출시된 트랙스 판매가 전달의 배 수준인 2505대(점유율 22.5%)로 늘며 2위에 올랐다. QM3는 1934대(17.4%), 니로는 처음으로 꼴찌인 1616대(14.5%)였다. 이 순위는 12월까지 이어지다 지난달 QM3가 전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192대로 급감하며 니로와 자리를 바꿨다. 트랙스는 3개월 연속 점유율 2위를 유지했다.
계속되는 신차 출시… 시장 얼마나 커질까
푸조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는 지난 14일 푸조 2008 신형(뉴 푸조 2008)을 출시하며 올해 2000대를 팔겠다고 공언했다. 이 차는 전방 추돌 상황을 감지하면 차량을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기능 등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강화하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기존 모델 가격은 155만원 내렸다. 전반적인 가격 경쟁력 강화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현대차는 올해 선보일 첫 소형 SUV의 이름을 코나(KONA)로 확정하고 5월 출시를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나는 2014년 공개한 콘셉트카 ‘인트라도’를 기반으로 한 모델이다. 1.4 가솔린 터보, 1.4 디젤, 1.6 디젤 등 3개 모델로 구성하고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에 장착한 안전·편의사양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기본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한자동차는 연말쯤 소형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중한차가 지난달 18일 내놓은 중형 SUV 켄보600은 첫 물량 120대가 이미 완판돼 200대를 더 들여온다. 회사는 켄보600 경쟁자로도 쌍용차 티볼리를 지목했다. 켄보 600은 중형 SUV지만 2개 모델 가격이 1999만원, 2099만원으로 국산 소형 SUV보다 저렴하다. 올해 이 모델 판매 목표는 3000대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