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하얀헬멧’ 오스카 레드카펫 밟을 수 있을까

입력 2017-02-19 18:41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 대원이 지난해 9월 28일(현지시간) 폭격을 받아 무너진 알레포 동부 알사아르에서 건물 잔해 사이에 파묻혀 있던 소녀를 구출하고 있다. 왼쪽 아래 사진은 하얀 헬멧 대원이 최근 생후 한 달된 아기를 구출한 뒤 끌어안고 울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으로 7만80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헬멧(White Helmets)’의 방미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참석을 위해 구조대와 다큐멘터리 하얀헬멧 제작진이 비자를 발급받았지만 여전히 입국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제89회 오스카 시상식은 오는 26일 열린다.

AFP에 따르면 라에드 살레흐 하얀헬멧 대장은 “전날 비자를 받았지만 아직 미국 입국을 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공항이나 국경에서 문제가 생기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살레흐는 “오스카 시상식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시청한다”면서 “고통받고 있는 시리아의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정말 중요한 기회”라고 절실한 마음을 전했다.

시리아 등 7개국 출신의 미국 입국을 막는 행정명령은 오스카상 후보작 선정이 완료되고 이틀 후 발표됐다. 하지만 법원의 제동으로 다시 이들의 미국행이 가능해졌다. 영화 제작자 조애나 나타세가라는 “지난 몇 주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하얀헬멧이 미국 땅을 밟을 때까지는 초조할 것 같다”면서 “그들의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하얀헬멧의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 나타세가라는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하얀헬멧 활동에 도움을 주고 싶고 그들의 희생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얀헬멧은 지난해 노벨 평화상에서 유력한 후보였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