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과의 첫 장관급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했다. 이에 중국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올해 말까지 잠정 중단시키며 호응했지만 북핵 해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화를 강조했다.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양자 회동을 가졌다. 미 국무부 마크 토너 대변인 대행은 “틸러슨 장관은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증가한 위협을 강조하고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행동을 완화시킬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고 전했다.
회동에서 왕 부장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왕 부장은 18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을 마친 뒤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대화 재개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며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북핵 문제의 직접 당사국은 미국과 북한”이라며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진정시키려면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북핵 문제 해결에는 두 가지 길이 있는 데 하나는 대화이고, 하나는 대립”이라며 “대화를 지속해야만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 요구에 호응하며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321호 결의 집행을 위해 본년도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수입 중단 시기는 2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공지했다. 지난해 11월 채택된 유엔 결의 2321호는 2017년 북한의 석탄 연간 수출이 약 4억87만 달러 또는 750만t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까지 겹치면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美 “北 위협, 모든 수단 동원을” 中 “대화가 우선… 6자 개최를”
입력 2017-02-19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