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의 전쟁’에 들어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 이어 주말에 지지자 9000명이 참석한 대규모 유세에서 거듭 언론을 비난했다. 취임 한 달 만에 다시 유세에 나선 것은 지지층 결집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다음 대선이 1354일이나 남았는데 트럼프가 벌써부터 차기 대선 유세에 돌입했다”고 비꼬았다.
NYT와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18일 플로리다주 멜버른에서 가진 유세에서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자기들 쓰고 싶은 것만 골라서 쓴다”고 비판했다. 또 “기자들은 부패 시스템의 한 부분”이라며 “가짜 뉴스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여러분한테 직접 말하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업적도 자랑했다. 그는 “언론보도와는 달리 내가 취임한 이후 ‘낙관주의’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세기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이고 우리는 결국 이길 것”이라고 했다. 또 “백악관도 알려진 것과는 달리 아주 스무드(smoothly)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조만간 새로운 반이민 행정명령과 기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안)를 대체하는 새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21일 내놓을 새 반이민 행정명령 역시 무슬림 7개국 국민의 입국을 배제하고 있어 사실상 원안과 같다고 보도했다.
한편 공화당 원로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독재자들이 언론을 폐쇄시킨 것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19일에는 러시아와 내통한 의혹으로 사임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임 자리를 맡을 후보 4명과 인터뷰를 했다. 4명은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H R 맥마스터 육군 중장, 로버트 카슬렌 미 육군사관학교장, 키스 켈로그 현 안보보좌관 직무대행이다. 한때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제외됐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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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시 유세장으로… 지지층 모아 위기 돌파
입력 2017-02-19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