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김대중·노무현정부는 실패한 정부라고 반성문을 썼던 모든 정치 선배들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야권 내 적통성 경쟁에 불을 붙였다.
안 지사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아트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중도 행보가 선거 전략이냐’는 질문에 “중도를 표방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두 대통령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분들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며 “그래서 당시 열린우리당을 깨고 새로운 당을 만들었던 노선에 동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안 지사의 발언은 참여정부 말기 벌어졌던 야권 분열과 이합집산을 겨냥한 비판이다. 2007년 1월 당시 집권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임종인·이계안·최재천 전 의원 등의 탈당을 시작으로 2월 김한길계 23명, 6월 초·재선 16명, 정동영·손학규·천정배계 이탈 등 연쇄 탈당에 휩싸였고, 결국 대선을 4개월 앞둔 8월 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 통합됐다. 특히 지난해 탈당을 통해 다시 ‘헤쳐모인’ 손학규·천정배 등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각 세우기로도 읽힌다. 이들의 이합집산을 비판하고 대조적으로 자신의 ‘30년 민주당원’ 경력과 선명성을 강조해 당심(黨心)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입당과 함께 ‘대한민국 야당의 적통’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당 견제용이기도 하다.
안 지사는 19일에는 부산·경남 지역을 찾아 토크콘서트와 즉문즉답 등을 진행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핵심으로서 ‘노무현 열풍’을 주도했던 자신의 ‘정치적 출발점’임을 강조하며 지지세 확장에 주력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안희정 “DJ·盧정부 실패했다고 반성문 쓴 선배들에 동의 못해”
입력 2017-02-19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