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관광에 눈뜬 중국인 고객 잡아라”

입력 2017-02-19 18:53 수정 2017-02-19 21:28
지난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스키 점프대 앞에서 중국 여행업계 상품기획 담당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중국인들이 먹고 쇼핑하는 것을 넘어 체험하고 운동하는 ‘스포츠 관광’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관련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자 중국 정부는 자국 산업 육성에 나섰다. 국내 관광업계는 평창 동계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로 싼커(散客·개별관광객)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중국 국가관광국과 국가체육총국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국 스포츠 관광 시장은 2065억 위안(약 34조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1조1000억 위안(약 180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체 관광 중에서 스포츠 관광 상품 비중은 5%(지난해 상반기 기준)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년 성장률이 30∼40%에 달해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 성장과 함께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 형태에도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자연환경이나 쇼핑 시설 등을 감상하는 형태의 정적인 여행에 머물렀던 중국 여행객들이 현지 이벤트나 스포츠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동적인 관광 여행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코트라 선양무역관에 따르면 스포츠 관광 형태는 스포츠 대회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개최지를 방문하거나 골프·하이킹 등을 즐기기 위한 관광 여행, 해외 유명 구단이나 경기장을 방문하는 명소 관광, 스포츠 체험 시설을 구비한 휴양 시설로의 여행, 낚시나 요트 등 장소를 이동하며 즐기는 여행 등으로 나뉜다.

중국은 자국민들의 커지는 스포츠 관광 관심을 중국 내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연간전국관광투자보고서에서는 중국 정부의 스포츠 관광 시장 투자액이 2015년 기준 791억 위안(약 1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연관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스포츠 관광 발전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0년까지 스포츠 관광지 100곳, 국가 단위 스포츠 관광 시범단지 100개, 스포츠 관광 기업과 브랜드 100개를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여행업계는 당장 내년에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5일까지 중국 전역의 주요 여행사 상품 기획 담당자 80명을 초청해 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과 강릉, 정선 일원의 주요 관광지를 답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이들에게 경기 관람 상품 개발에 필요한 티켓 구매 등 구체적인 설명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나 FIFA U-20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비롯해 벚꽃 마라톤대회, 투르드코리아(사이클대회) 등 스포츠 대회를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관광객 1회 평균 관광 소비액이 일반 관광객에 2배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한 스포츠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