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제일 낮은 반면 구 예산 중 복지비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김성환(52·사진) 노원구청장은 가난한 이 동네를 서울에서 가장 행복한 동네로 만들겠다고 얘기해 왔다. 지난 13일 국민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도 “마을 사람들이 동네에서 이웃들과 행복하게 오랫동안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자살예방부터 시작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그가 첫 임기를 시작할 당시 노원구에서는 한 해 180명이 자살을 했다. 이에 독거노인 등 자살 가능성이 있는 주민들을 상대로 우울증 테스트를 실시하고 자살위험군으로 판정되면 말벗 서비스, 우울증 치료, 방문간호서비스 등을 제공한 결과 인구 10만명당 29.3명이던 노원구 자살률이 서울시 평균 수준인 24명으로 떨어졌다.
김 구청장이 처음 시작한 자살예방사업은 서울시 정책으로 채택돼 시 전역으로 확대됐고 외국에도 알려졌다. ‘심폐소생술 교육장’ 역시 노원구청에 2012년 처음 설치된 후 전국으로 확산된 경우다.
김 구청장의 대표 정책으로 꼽히는 ‘마을학교’도 부모들의 최대 고민인 교육 문제를 마을공동체의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2013년 시작된 노원구 마을학교를 거쳐 간 아이들이 지금까지 9500여명이 현재도 450여곳의 마을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 시설들을 유치해온 노력도 올해부터 결실을 맺는다. 서울과학관이 4월에 문을 열고 노원우주학교, 곤충체험관, 수학체험관 등이 내년까지 완공된다. 노원청소년문화의집, 노원미디어센터도 생긴다.
김 구청장은 “사람이 행복하려면 가족 외에 한 곳 이상 소속집단이 있어야 하고 일 외에 한 가지 이상의 취미활동이 있어야 한다”면서 올해 ‘노원아 놀자 운동하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민들의 문화·체육 활동 참여율을 80%까지 끌어 올리는 게 목표다.
행복을 말하면서 일자리 문제를 빼놓을 순 없다. 김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이 이전하는 부지에 노원구의 미래형 먹거리를 만드는 게 남은 임기 중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동차량기지 이전은 이미 확정됐다”며 “올해는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문제를 매듭짓고 이전 부지 활용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지자체장으로서는 드물게 태양광발전 보급, 녹색커튼 조성 사업, 도시농업 등 기후변화 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왔다. 올 가을에는 국내 최초의 제로에너지주택 단지(121가구)가 하계동에 들어선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신년 초대석] 김성환 노원구청장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매듭, 미래 먹거리 만드는데 최선”
입력 2017-02-19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