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발행 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 고액권인 5만원권이 발행액과 환수액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반면 10만원 자기앞수표는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화폐발행 잔액은 103조5099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6조1276억원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5만원권 발행 잔액은 79조9720억원으로 8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화폐발행 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돈을 빼고 남은 금액이다. 지폐와 동전으로 구성되며, 시중에 풀린 현금 규모를 가리킨다. 저금리 여파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난 데다 새뱃돈 수요를 불러오는 설 연휴가 겹쳐 지난달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화폐발행 잔액의 연도별 증가액은 5만원권을 발행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5만원권 발행 이전에 연평균 1조∼2조원 수준으로 증가하던 화폐발행 잔액은 2010년부터 매년 5조원 이상으로 뛰기 시작했다. 지난해 발행된 5만원권은 22조8000억원이고, 환수액은 11조4000억원이다. 5만원권 사용이 그만큼 보편화됐다는 뜻이다.
반면 10만원 수표 사용은 갈수록 줄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0만원 수표로 결제한 대금이 하루 평균 562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라고 밝혔다. 2007년 하루 평균 4000억원을 넘었던 것과 견주면 10년 새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대체재인 5만원권 이용 증가, 신용카드 및 모바일 결제 수단 확산에 따른 결과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5만원권 사용 늘고 10만원 수표 줄고
입력 2017-02-19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