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경기장, 아마 야구장·시민 휴식공간 탈바꿈

입력 2017-02-19 18:43

김봉연, 김성한, 선동렬, 이종범 등 1980∼1990년대 프로야구 전성시대를 이끈 스타들이 그라운드를 누볐던 광주 무등경기장이 오는 2020년 시민과 야구팬들을 위한 힐링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광주광역시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개장 이후 기능을 잃은 무등경기장 활용 기본계획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일 북구청에서 시민공청회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무등경기장은 재단장해 아마추어 야구장으로 활용된다. 지하에는 프로야구 시즌 상습적으로 발생해온 주차난과 교통체증을 덜기 위한 주차장이 들어선다. 아마추어 야구경기 공간을 제외하고 내·외야 관람석은 철거해 시민들에게 휴식처로 제공할 방침이다. 관람석이 철거된 곳에는 풋살장을 겸한 다목적구장, 조깅트랙, 바닥분수(보행광장), 소공연장, 어린이어드벤처파크 등이 골고루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이번 공청회에서 시민들이 제시한 의견을 무등경기장 활용 기본계획안에 추가 반영하고 3월 말까지 최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는 고심 끝에 무등경기장의 역사성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교통난을 해소하는 재활용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완공연도는 2020년으로 사업비는 4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1965년 광주 임동에 야구장과 실내수영장, 양궁장, 실내체육관 등 중추적 체육시설을 갖추고 건립된 무등경기장은 광주 야구와 체육사의 산실이었다. 특히 야구장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10차례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옛 해태 타이거즈(기아타이거즈 전신) 홈구장으로 사용됐다. 2015년 광주에서 개최된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는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이 야구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993억원의 사업비를 들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2014년 3월 바로 옆에 개장하면서 무등경기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건립이 추진되던 2013년 10월 4일 마지막 프로야구 경기를 치른 무등경기장은 ‘광주 야구의 성지’를 살리자는 시민들의 여론에 따라 아마추어 야구장과 시민 휴식처로 명맥을 잇게 됐다.

야구장에 앞서 실내수영장과 양궁장, 실내체육관 등은 2000년대 잇따라 철거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부지가 됐다.

시 관계자는 “개방형 도심공원 역할을 하게 될 무등경기장이 다시 문을 열면 프로야구 관중들의 주차가 한결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