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꾸로 가는 수출… 구조개편과 인식전환이 관건

입력 2017-02-19 17:28 수정 2017-02-19 21:26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4955억 달러에 그쳤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5.9% 줄어든 것으로, 2년 연속 뒷걸음질이다. 우리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1958년 이후 58년 만이다. 세계 6위를 차지하던 우리의 수출 위상도 8위로 떨어졌다. 물론 주된 요인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수요 부족에 기인한다. 지난해 세계 무역액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29조7410억 달러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또 중국의 성장률이 6%대로 둔화되다보니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글로벌 무역거래 자체가 감소됐다고 하나 우리의 경우 훨씬 가파르다는 점이다. 더욱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보호무역주의로 급선회하는 상황이고, 미·중 환율전쟁도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 더 걱정된다. 국내 요인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정치적 혼란은 경제에 다분히 마이너스이고, 당분간은 이 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정치인들은 경제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말처럼 행동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경제를 정치의 부속물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엔 국경도 적도 동지도 없다. 대외 요인은 우리 통제 밖에 있어 대안을 쉽게 내놓을 수 없다. 그러나 수출산업 구조개편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대책은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조선 철강 반도체 중심의 수출 구조는 글로벌 경기 상승기에는 좋지만 하락기엔 직격탄을 맞는다. 중국과 미국 등에 편중된 수출시장도 다변화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약화된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동시에 확산되는 반(反)기업 정서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구조개편과 인식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쟁이나 다름없는 글로벌 통상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