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알파인 스노보드의 간판 이상호(22·한국체대·사진)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특히 이상호는 한국 스노보드 사상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는 쾌거를 달성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에 청신호를 켰다.
이상호는 19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데이네 스키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35초76을 기록,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설상 종목은 한국 동계스포츠의 대표적인 불모지다. 한국이 역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따낸 58개의 금메달 가운데 설상 종목에서 나온 금메달은 8개뿐이었다. 하지만 2014 소치동계올림픽 후 체력 담당 트레이너와 장비 전담 코치, 물리치료사까지 가세하며 대표팀이 급성장했다. 이상호는 “내가 스노보드 종목에서 한국 최초를 써가는 것이 너무 좋다”며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군 면제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났다. 이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스노보드 경기에선 1∼5위에 한국 선수가 무려 4명이나 포함됐다. 최보군(26·국군체육부대)은 합계 1분36초44로 이상호에 0.68초 차로 뒤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지명곤(35·전남스키협회)이 1분37초51로 4위, 김상겸(28·전남스키협회)이 1분38초15로 5위를 차지했다.
앞서 전날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첫 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새러 머레이(28·미국)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1차전에서 태국을 20대 0(7-0 7-0 6-0)으로 대파했다. 이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첫 승이다. 한국은 1999년 강원에서 열린 첫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대회까지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5전 전패였다. 그 15경기에서 한국은 무려 242실점을 했고, 얻어낸 점수는 4골에 불과했다. 그런데 첫 승을 20점차로 기분 좋게 장식했다. 골리 신소정(27)은 “우리가 이런 경기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놀라워했다.
한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은 19일 오후 4시 일본 삿포로 돔에서 공식 개회식을 열고 8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아시아 선수들은 빙상과 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컬링 등 5개 종목에서 금메달 64개를 놓고 경쟁을 펼친다. 한국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 선수 142명, 임원 79명 등 총 22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한국은 금메달 15개를 획득, 2003년 아오모리 대회 이후 14년 만에 종합 2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스노보드 이상호 삿포로 첫 금맥 캐다
입력 2017-02-19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