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청소년 대상 금융교육이 활발하다.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금융권의 전략과 ‘금융 문맹’ 해소를 위한 당국의 목표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단발성 교육보다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 주도의 ‘1사(社) 1교(校) 금융교육’뿐 아니라 은행 등 민간 차원의 청소년 대상 금융교육 프로그램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다.
대상 연령도 점차 어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초등학생 대상 ‘신한어린이금융체험교실’ 프로그램에 모바일은행 ‘써니뱅크’를 활용한 체험을 도입했다.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태블릿PC를 이용해 환전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체계적인 금융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13년 어린이금융체험교실을 국내 최초로 개관한 뒤 지금까지 2만4000여명의 학생을 상대로 교육을 진행했다.
2015년 7월부터 금융감독원 주도로 시작된 1사 1교 금융교육에 전국 초·중·고교의 46.5%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금융교육을 받은 학생도 61만2000여명에 이른다. 교육생의 86%가 ‘금융지식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13∼14일 서울 동대문구 마장초등학교에서 1사 1교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화폐, 금융의 개념 및 원리 이해’를 주제로 진행된 교육에선 화폐의 탄생과 금융회사, 저축과 신용 등을 주제로 강연이 이뤄졌다. 우리카드는 마장초에서 연 2회 금융교육을 하고 있다.
사회공헌 차원의 각종 금융교육과 체험형 금융교육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6일 청소년과 소외아동에게 경제·금융교육을 제공하는 ‘폴라리스’ 봉사단 발대식을 열었다. 국민은행은 2013년부터 연간 400명의 대학생을 선발해 전국 8개 지역에서 경제·금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8기 봉사단 200명도 6개월 동안 교육기부 활동을 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직업체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 업무를 소개하고 금융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금융 조기교육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이 지난해 성인 18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은 66.2점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한 최소 목표점수 66.7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20대는 62.0점으로 70대(54.4점) 다음으로 낮았다. 젊은 층에 ‘금융 문맹’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중에 통장 개설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더 어렸을 때부터 체험교육을 받는 것은 본인에게도 좋고, 금융사도 충성고객 확보 차원에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단발성 교육으로 배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원할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금융교육도 청소년부터” 프로그램 확산
입력 2017-02-2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