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과 자주 접촉한 일본 언론인 고미 요지 도쿄신문 편집위원이 17일 “김정남은 권력 세습이 사회주의에 적당하지 않고 지도자는 민주적 방식으로 선택돼야 한다면서 북한 체제를 수차례 비판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남과 이복동생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미는 이날 도쿄 주일외국특파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남의 죽음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중국의 보호가 허술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관계가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고미는 김정남이 후계구도에서 멀어진 것과 관련해 “본인 말로는 1990년대 김정일과 경제 시설을 시찰하다 의견차를 보인 게 결정적 계기였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나와 인터뷰를 한 뒤 경고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남이 한동안 정치 얘기는 그만하자고 했다”면서 “세습에 반대한다고 말하면서 온몸에 진땀을 흘렸다. 자신의 발언이 북한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괴로워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고미는 “중국이 이번 사건에 정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향후 북·중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김정남, 北 권력세습 비판하며 진땀 흘리더라”
입력 2017-02-17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