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케냐를 방문하고 이날 귀국한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입장을 이미 발표했기 때문에 재고할 생각은 없다”며 “다른 일에서 기여할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력이나마 한국 정치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해 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양극화나 분열이 너무 심했다”면서 “제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많은 분이 (불출마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치는 국민의 신임을 받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당이나 진영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불출마 선언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엔 “제가 결정한 거니까 그대로 국민들이 양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은 다음 달 하순 미국 하버드대에서 단기 교수직을 맡을 계획이다. 그는 “종신 교수직이 아니고 단기간 특강을 하거나 유엔 사무총장 시절 일에 대해 잠시 연구 생활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9일 출국해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케냐 사무소에서 일하는 차녀 현희씨 내외를 만났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을 예방했고, 케냐를 방문했던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과 면담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반기문 “대선 불출마 철회없다”
입력 2017-02-17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