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상숙 <8> 외국인 공장 노동자들 하나님의 종으로 양육

입력 2017-02-20 00:01
한국에서 신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김영훈 목사와 교회 성도들이 성탄 행사를 하고 있다.

나는 매일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공장별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양육을 한다. 그 중 뛰어난 믿음의 자질이 보이는 형제들은 새벽 6시부터 한 시간씩 따로 성경공부를 하면서 훈련한다. 기르시는 이는 오직 하나님이시기에 그저 물을 주는 것이다.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7)

태어나 한 번도 교회에 간 적이 없고 예수님을 그저 성인의 한 명으로 알던 외국인을 교회로 인도하고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소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에게 믿음을 주시고 일대일 양육을 시작하게 하셨다.

형제들과 일대일 성경공부를 하려면 새벽 4시30분에는 일어나야 했다. 그래야 새벽기도를 마치고 제 시간에 공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장 근처는 한적한 곳이 많고 가로등마저 적어 사방이 어두웠다. 여름엔 오전 6시라도 날이 밝았지만 가을이 되고 겨울의 문턱에 이르면 사방이 칠흑같이 어둡다.

하지만 형제들은 그런 어둠 속에서 주님의 말씀을 사모해 불을 켜놓고 나를 기다렸다. 내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면 전날 밤 12시나 1시까지 일한 형제들이 진작부터 일어나 성경을 읽고 있다가 나를 맞았다. 이런 형제들을 보면 힘이 솟았고 내 마음도 밝아졌다.

사실 그들은 중노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새벽 성경공부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주님의 성령이 그들의 마음 문을 열어 주셨고 주님을 알기 원하는 마음이 넘쳐흘렀다. 새벽어둠 속에 새어나오는 방의 불빛은 생명의 빛 그 자체였다. 세례 받은 형제들은 기도와 말씀 묵상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렇게 새벽 성경공부를 했던 사람 가운데 김영훈씨와 만봉씨는 우리 선교회의 가장 아름다운 결실이다. 중국에서 온 그들은 처음엔 예수님도, 교회도 전혀 몰랐지만 새벽 성경공부를 하면서 놀라운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됐다.

연수생 자격으로 온 이 형제들은 사장님도 칭찬할 정도로 성실히 직장생활을 했다. 교회에서도 믿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신실한 모습을 보였다. 지친 그들이었지만 공장에서 같이 성경공부를 했고 그동안 외운 로마서 8장을 암송했다. 바쁜 공장 일정에 중노동까지 하면서 언제 외웠는지 그들은 유창하고 진지하게 말씀을 줄줄 읊었다.

영훈 형제는 기도할 때마다 참다운 예수님의 제자가 해달라고 했다. 그는 한 번도 예배에 빠져본 적이 없고 아픈 적도 없었다. 그는 무엇을 요구하는 법도 없었다. 그저 감사해 했다. 그는 대부분 연수생들이 계약기간이 끝나도 돈을 더 벌기 위해 불법체류자로 남는 것과 달리 연수기간 3년을 마치고 돌아갔다. 예수 믿는 사람은 세상의 법도 지켜야 한다는 내 말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나는 그에게 요한일서 2장 17절 말씀을 항상 들려줬다.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그런데 하나님은 그에게 또 다른 비전을 주셔서 신학을 공부하게 하셨다. 그는 신학대에 진학해 3년 과정을 마치고 주의 종이 됐다. 그는 ‘중국을 하나님께로’라는 꿈을 갖고 돌아가 지금은 현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선교회에서는 지금까지 4명의 중국인을 하나님의 종으로 양육했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