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전경련 이사회… 차기 회장 논의도 못해

입력 2017-02-17 18:17 수정 2017-02-18 00:36
해체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로 정기이사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임 문제나 올해 사업계획 등은 논의하지 못한 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는 이미 탈퇴를 선언한 LG 삼성 SK 외에 현대차가 불참해 4대 그룹 모두 빠진 가운데 진행됐다. 10대 그룹 중에서도 한진만 해외출장 중인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서용원 한진 사장이 참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100여명 중 50여명이 참석했다”며 “위임장을 포함하면 8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전체 이사회의 절반 이상만 참가하면 안건 의결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의결 정족수는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다.

이사회에서는 예비비 명목의 잠정사업비, 지난해 결산 등만 논의됐을 뿐 후임 회장과 올해 사업계획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기총회에서 후임 회장과 임원진을 정하기로 결정했다고만 밝혔다. 사업계획과 쇄신안은 후임 회장 추대 이후 수립·진행할 방침이다. 전경련은 지난해 말 외부 회계법인에 쇄신안 용역을 맡겼고, 현재 기본적인 윤곽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으로는 CJ 손경식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고,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맡는 등 현재 전경련의 위기를 풀어나가기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손 회장은 “공식 제안을 받은 적이 없고, 제안 받은 것을 전제로 답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새 회장을 선출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