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부인·北 대사관 시신 놓고 줄다리기

입력 2017-02-17 17:54 수정 2017-02-17 21:19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동쪽에 위치한 암팡 한인타운이 17일 오가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지난 13일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말레이시아 한인 사회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암살로 숨진 김정남의 시신 인도 조건으로 김정남 가족의 DNA 샘플을 요구했다.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이 시신 인도를 요구했지만 대사관 측의 요구만으로는 안 되고 김정남 가족이나 친척이 DNA 샘플 제출을 통해 시신을 인도받을 의사가 있음을 알려 달라는 주문이다.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압둘 사마흐 맷 셀랑고르주 경찰청장은 17일 외신 기자들과 만나 “아직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가운데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 달라거나 신원을 확인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숨진 이가 김정남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족의 DNA 샘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시신을 인도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인도하기 전에 (DNA 샘플을 통해) 시신이 누구인지를 먼저 확인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인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에 따르면 김정남의 둘째 부인인 이혜경이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받으려고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대사관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시신 인도를 둘러싸고 이혜경과 북한대사관이 줄다리기를 하는 양상이다. 이혜경은 한솔, 솔희 남매와 마카오에 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