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숨긴 ‘짝퉁’ 핸드백

입력 2017-02-16 18:46 수정 2017-02-16 21:39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여성의 핸드백이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로 알려지면서 공작원이 북한의 엄청난 지원 하에 암약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이는 ‘짝퉁’이거나 평범한 브랜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스타는 16일 LOL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여성이 하늘색 디올 핸드백(붉은 점선)을 갖고 있었고, 그 안에서 독약이 든 약병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CCTV에 찍힌 영상이 흐려 확인이 어렵지만 만약 디올 핸드백이라면 최소 200만원 이상 가는 고가 제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크리스챤 디올 코리아 관계자는 “모양으로 볼 때 디올 제품이 아니다”고 확인했다. 여성이 메고 있는 것과 같은 사이즈, 모양의 디올 핸드백은 끈(스트랩)이 모두 금속 체인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크기로 끈이 가죽인 제품은 디올의 대표 모델인 ‘레이디 디올’이지만 모양이 다르다고 했다. 레이디 디올은 정사각형인데 여성의 가방은 직사각형이다.

또 이 여성이 입고 있는 티셔츠는 말레이시아 중저가 브랜드로 알려졌다. ‘크게 웃는다’는 뜻의 ‘LOL’(laugh out loud) 글자가 프린트된 이 티셔츠는 사건 직후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여성이 착용한 흰색 티셔츠가 ‘북한 여자 스파이가 입었던 것과 같은 T’라는 이름으로 온라인몰 타오바오에서 무려 6324위안(약 106만원)에 판매됐지만 곧바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타오바오는 유명인들이 입은 옷을 곧바로 카피해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춘제(중국의 설) 기간에도 중국의 유명 스타들이 입었던 옷을 곧바로 쇼핑몰에서 판매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