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거푸 결정타… 스텝 엉킨 트럼프

입력 2017-02-16 18:24
퍼즈더

미국 노동장관 후보로 지명된 앤드루 퍼즈더가 15일(현지시간) 후보를 사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기는 처음이다. 트럼프로서는 취임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측근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사임과 퍼즈더 장관 후보의 사퇴로 연거푸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백악관은 퍼즈더의 인준을 밀어붙이려고 했으나 여당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중 반대표가 최소 12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표결을 포기했다. 공화당 52석, 민주당 48석 구도에서 반대표가 12명에 달하면 부결이 확실해진다.

퍼즈더가 전처를 학대하고, 불법체류자를 대거 고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자 공화당 의원들조차 대거 등을 돌렸다. 민주당은 애당초 최저임금 인상과 초과근무수당 확대를 반대하는 등 반(反)노동자 시각을 갖고 있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노동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 자체가 잘못된 인선이라고 반대했었다.

여기에다 취업 자격이 없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한때 직원의 약 40%를 불법체류자로 채웠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반이민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퍼즈더는 절대 노동장관이 돼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자를 억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사람을 노동장관으로 지명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트럼프는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낙마를 언론의 부당 대우와 정보기관의 정치공작 탓으로 돌렸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플린이 가짜 언론에 의해 그렇게 심하게 대우받은 것은 정말 슬픈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보기관의 문건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불법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정보기관의 문건 유출은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은 정치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는 “플린이 언론에 부당하게 대우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밝힌 경질 사유와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플린이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와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해 놓고도 이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숨긴 걸 문제 삼아 경질했다고 발표했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