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75돌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주요 인사들이 16일 대거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했다. 북극성 2형 발사, 김정남 피살 사건 등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급변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는 유일지배체제 강화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16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였다”고 16일 보도했다. 이어 “김정일 동지께서 계시는 주체의 최고 성지 금수산태양궁전은 숭엄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배에는 김 위원장 외에도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기남·최태복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이명수·박영식 노동당 중앙군사위 위원, 이수용·김평해·이만건·오수용·곽범기·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주체혁명 위업의 최후 승리를 기어이 성취하겠다는 것을 태양 민족의 최고 성지 금수산태양궁전에서 다시 한 번 굳게 맹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인자로 불리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달 국가보위상에서 해임되고 계급이 강등된 김원홍도 전날 중앙보고대회에 이어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최룡해의 경우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최룡해의 경우 이달 초 행사에도 등장했다”며 “이번 행사 불참만으로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룡해는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 생일 때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북한군 장병들의 충성을 맹세하는 의식도 함께 열렸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사망 다음해인 1995년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과 함께 민족 최대 명절로 정했다. 2012년에는 광명성절로 명명하기도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2인자’ 최룡해·前 국가보위상 김원홍은 안보였다
입력 2017-02-16 18:33 수정 2017-02-16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