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우클릭 안보관’으로 文과 차별화… “정은아, 핵 버려라” “집권 땐 안보실장부터 뽑겠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보수적 안보관’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수위 높은 발언을 통해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구심점을 노리면서 문 전 대표와 상반된 안보관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5일 한 방송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안보 공백이 가장 우려된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첫 인사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뽑겠다”고 공언했다. ‘당선되면 1호 인사로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 등 최근 북한 이슈가 계속 부각되는 상황에서 ‘안보는 보수’라는 자신의 스탠스를 더욱 명확히 하겠다는 의미다. 북한 및 안보 이슈에 민감한 중도·보수층 표심을 유인하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집권할 경우 북한에 처음으로 보낼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솔직하게 표현하면 ‘정은아, 핵을 버려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중도·보수층 끌어안기’는 안보 분야 공약 발표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인 국방예산을 3%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대전 방문에 이어 16일에도 충남 지역 방문 일정을 이어갔다. 안 전 대표는 대선 본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양자대결을 할 가능성에 대해선 “안·안(안철수·안희정) 대결이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미래를 향한 대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도층 표심을 놓고 경쟁하는 안 지사를 향해 자신감을 드러낸 동시에 야권 선두주자인 문 전 대표를 ‘과거 세력’이라고 깎아내린 셈이다. 최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고 나면 국민들은 누가 미래를 위한 적임자인지를 놓고 판단할 것”이라며 “그때가 대선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