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흡연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했다. 전 세계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나섰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세먼지 대책만도 여섯 차례에 이른다. 하지만 그 효과는 없었고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책이 변죽만 울린 셈이다.
16일 미국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미세먼지(PM2.5) 농도는 1990년 26㎍/㎥이었다.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17㎍/㎥)보다 훨씬 높았고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나쁜 수준이었다. 이후 2015년까지 25년 동안 OECD 평균치는 15㎍/㎥로 낮아진 반면 한국은 되레 29㎍/㎥로 높아졌다. 터키를 제외하면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다.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도 최악인 중국(58㎍/㎥)이나 북한(34㎍/㎥)보다는 좋지만 베트남 몽골 필리핀 등보다도 나쁜 상황이다. 전체 아시아 국가에서도 나쁜 순위로 상위권에 속한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는 48㎍/㎥에 달했다. 또 건강에 매우 유해한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인 오존 농도도 OECD 국가 평균치가 1990년 61㎍/㎥에서 2015년 60㎍/㎥로 낮아진 반면 한국은 66㎍/㎥에서 68㎍/㎥로 높아졌다. OECD 국가 가운데 최악 순위 4위다.
OECD는 이대로 가면 3년후에는 회원국 중 한국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률 1위 국가로 꼽았고 관련 경제 손실도 가장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10년 안에 미세먼지 농도를 지금의 런던(12㎍/㎥)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무색할 정도다. 이제 실효성 없는 재탕 대책으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세먼지의 주범인 중국과의 환경협력 강화도 뒤따라야 한다.
[사설] 갈수록 나빠지는 미세먼지 농도 언제쯤 줄일 수 있을까
입력 2017-02-16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