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이틀 만에 공개석상 등장… 김정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

입력 2017-02-16 00:22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75돌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김 위원장은 행사 내내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조선중앙TV캡처·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정남 피살 이틀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조선중앙TV를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는 15일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광명성절) 75돌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보고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행사 내내 굳은 표정을 지었다. 한곳을 골똘히 바라보면서 뭔가를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보고대회가 끝나고 퇴장할 때도 청중을 향해 손을 흔들기는커녕 청중석 쪽을 돌아보지도 않았다.

김 위원장은 후견인이었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한 이후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장성택 처형 5일 만인 2013년 12월 17일 김정일 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을 때도 계속 어두운 표정이 카메라에 잡혔다.

김 위원장은 작년과 재작년 중앙보고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올해의 경우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라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외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 최태복 김평해 오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당·정·군의 주요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지난달 국가보위상 자리에서 해임되고, 계급 역시 3계단 강등된 김원홍은 보이지 않았다.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참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완전 성공의 장엄한 불뇌성은 태양조선 최대의 민족적 명절인 광명성절을 더욱 빛나게 장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