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화이트 목사 “트럼프, 신앙 주제로 한시간씩 대화 이어가”

입력 2017-02-16 00:01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복음주의자문위원장 폴라 화이트 목사가 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전도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순복음가족신문 제공
이날 조용기 원로목사(오른쪽)를 만나 악수하는 모습(가운데가 남편 조나단 카인), 아래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기도하는 장면. 순복음가족신문 제공 폴라 화이트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사람입니다. 모든 역경을 딛고 기도의 힘,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복음주의자문위원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는 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조용기 원로목사와 이영훈 목사를 예방했다. 이번 방문은 화이트 목사가 평소 친분이 있던 국제교회성장연구원(CGI) 김홍준(미국 변호사) 이사에 요청해 이뤄졌다. 화이트 목사는 미국의 록 밴드 저니(journey)의 멤버로 아시아투어 중인 남편과 함께 여행 중이다.

화이트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프랭클린 그레이엄(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대표) 목사 등과 함께 개신교 대표로 참석해 기도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아포카에 있는 뉴데스티니센터 교회의 수석 목사인 그는 TV 복음전도자로 이름을 떨쳐왔다. 특히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신앙적으로는 불신자와 다름없던 트럼프를 전도한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화이트 목사는 트럼프를 처음 만난 일에 대해 설명했다. “2002년 당시 트럼프가 전화를 했어요. 내가 출연한 기독교 TV 프로그램을 봤다면서 ‘비전의 가치’란 제목의 설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첫 통화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며 가족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화이트 목사는 그때부터 트럼프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과도 깊이 교제했다. 이후 그를 위해 기도하고 성경공부도 함께했다. 당시만 해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트럼프가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놓고 기도해 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여러 목사들과 함께 6시간 동안 기도했는데 많은 목사들이 ‘지금은 주님의 뜻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는 4년 뒤인 2015년부터 대선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화이트 목사는 요즘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기도한다. “복음주의 자문위원장으로서 만나는데 자문위원이 34명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이 목사님들을 모셔와 달라고 할 때가 많아요.”

그는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오해해 그의 갈급한 마음을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에 등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만 보고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어요. 15년 동안 내가 만나온 트럼프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고 신실한 기독교인과 교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화이트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도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 대부분 좋아하게 된다”며 “정치나 사회적 이슈가 아닌 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한 번 시작하면 1시간씩 대화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그와 성경을 공부할 때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며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은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대해 묻자 그는 “트럼프 정부가 무작정 이민자들을 내쫓는 게 아니다”라며 “더 안전한 미국과 난민들의 종교적 자유를 위해 이민자 정착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6개월 동안 이라크 난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하지 않은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0일 동안 금지한 것인데 미디어가 부각해 논란을 만들고 있다”며 “트럼프가 난민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장소를 지정해 준 것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