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건강스크랩] 유당불내증 영아엔 ‘설사분유’ 바람직

입력 2017-02-19 20:38

아기는 세상에 태어나 엄마의 모유와 분유를 먹으면서 성장한다. 그런데 만약 아기에게 ‘유당불내증’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인이라면 우유나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아기에게 모유와 분유는 ‘밥’과 다름없기에 끼니를 거를 수도 없다.

유당불내증은 장에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해 유당을 분해하고 흡수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이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나거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때문에 유당불내증이 있는 아기라면 모유나 분유를 먹을 때마다 설사를 하곤 한다. 이런 상황이면 아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돌보는 부모 입장에서도 속상하다. 많이 먹고 잘 자라야 하는데, 아기 몸이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약만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일명 ‘설사분유’라고 하는 분유를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홍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모유나 일반 분유를 먹게 되면 몸속에서 분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설사를 유발하고, 이는 만성설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설사분유는 유당을 분해해서 넣었기 때문에 몸속에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고 교수는 설사분유를 오래 먹이지는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유당을 분해해서 넣었기 때문에 일반 분유보다 칼로리가 70∼80%밖에 안 된다. 따라서 장기간 설사분유를 먹게 되면 칼로리가 부족해지므로 증상이 호전될 경우 일반 분유로 다시 바꿔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유당불내증의 생기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바이러스 장염을 앓는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장에 유당분해효소가 없어지는 경우와, 선천적으로 유당분해효소가 없어서 소화가 어려워 만성설사에 시달리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라면 위에서 언급한대로 일시적으로 설사분유를 먹이다가 호전되면 다시 일반 분유로 바꾸면 된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다. 만약 선천적으로 유당분해효소가 없는 경우에는 유당분해효소가 없어도 될 만큼 유당을 완전 분해한 특수분유를 사용해야 한다. 고 교수는 “선천적인 유당불내증인 경우에는 유당을 완전히 분해한 완전가수분해분유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또한 분유를 먹으면 설사한다고 해서 아기에게 지사제를 먹이는 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모유는 유당불내증이더라도 되도록이면 먹이는 게 낫다고 고홍 교수는 강조했다. 고 교수는 “아기가 장염이 걸리고 나서 일시적으로 유당 결핍이 있는 상태인데 이전까지 모유를 먹였다면 그대로 계속 모유를 먹이라고 권장하고 있다”며, “모유에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면역글로불린과 철분, 미네랄 등 각종 영양분이 들어 있으며 아기의 정서에도 도움이 되는 등 장점이 많으므로 먹는 편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