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내향적이다. 무슨 뜻이냐면 언제 어디서건 자기들끼리 결속을 다지는 경향을 띤다는 의미다. 예컨대 해외 유학을 떠난 중국인은 자국 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계 주요 도시에는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 저자는 중국인의 이 같은 성향에 영향을 끼친 요인을 살피면서 과거 이들이 처했던 상황을 전한다. 중국인은 세계 그 어느 민족보다 유목민족의 끈질긴 위협에 시달린 사람들이다. 어떤 문명이건 외부 집단과의 싸움은 불가피하지만 중국은 그 정도가 심했다. 인도와 비교하자면 인도는 북쪽엔 히말라야 산맥이, 동쪽엔 열대우림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이 같은 ‘환경적 무기’가 없었다. 끊임없는 외부의 공격은 중국인들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글로벌 비즈니스 심리 컨설팅 회사’라고 소개되는 YSC의 회장이다. 그는 세계의 문화권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인도 중동 중국 유럽 북미 남미 호주 등 8곳으로 구분한다. 이들 8곳 사람들은 ‘문화적 DNA’가 비슷해 사고방식도 비슷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 곳곳에 포진한 질문들은 모두가 궁금해할만한 내용들이다. ‘미국인들은 왜 그렇게 긍정적일까’ ‘중동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유럽 국가들은 왜 평등할까’ ‘인도는 어떻게 IT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었을까’…. 저자는 이들 질문과 관련해 각 지역의 생태 환경과 지리적인 입지, 정치 체제 등을 아우르는 방대한 스토리를 풀어놓는다. 지역마다 상이한 문화적 DNA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배태돼 지금에 이르렀는지 설명해주는 것이다. 이들 지역의 문화적 차이를 허투루 여긴다면 세계 곳곳의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답도 구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책과 길]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는 중국인들, 왜 그럴까?
입력 2017-02-17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