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르는 놈 죽인다” 협박 시달린 대구 의무경찰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가 의무경찰들에게 가혹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는 15일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기동중대의 중대장과 부소대장이 의경 10여명을 때리고 모욕하거나 협박해왔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중대장 김모 경감은 지난해 3월 한쪽 이마에 큰 점이 있는 한 대원의 이마 반대편에 검은색 마커펜으로 점을 그리고선 사진까지 찍으며 놀렸다. 몸이 아파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는 대원에겐 눈치를 주며 불침번과 당직 근무를 더 서게 했다.

1부소대장 류모 경사는 지난해 7월 속옷바람의 대원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툭툭 치면서 욕까지 내뱉었다. 자신이 당직 근무를 설 때면 부대원 회식을 핑계로 소주 한 병 이상을 비우는 일도 잦았다. 자신이 입었던 옷들을 대원들에게 빨아오라고 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점호시간에 술에 취해 “훈련복장으로 연경장에 집합하라”고 지시한 뒤 의경들이 옷을 갈아입기 위해 내무실로 달려가자 “뻥이야”라며 갑자기 말을 뒤집기도 했다. 그리고선 “내가 오늘 기분이 좋아”라며 주정했다.

이 같은 가혹행위는 상급부대에까지 전해졌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세 차례 사실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김 경감과 류 경사가 대원들을 협박하고 회유하면서 조사는 별 소득이 없었다.

류 경사는 1차 조사 이틀 전 대원들을 모아 “누구든 찌르는 놈은 끝까지 따라가서 죽인다”고 협박했다. 김 경감은 “복무점검팀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마라. 저 사람들도 우리랑 한통속”이라며 대원들을 속였다.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는 경찰에 김 경감에 대한 징계와 보직 이동을 의뢰하고 죄질이 심각한 류 경사에 대해 형사고발을 진행할 방침이다.오주환 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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