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수가 3만개를 넘어섰지만 10곳 중 6곳은 3년 안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중심의 벤처투자를 촉발시킬 생태계가 마련되지 못했고, 판로가 부족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 라운드’ 보고서를 통해 “규제완화에 힘입어 벤처기업 수가 3만개를 넘어섰지만 3년을 넘긴 기업은 전체의 3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웨덴(75%) 영국(59%) 미국(58%) 프랑스(54%) 독일(52%) 등에 크게 뒤처진 수치다.
우리나라 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1월 3만개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창업 장벽이 지속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의 국가별 기업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창업 등록단계는 2006년 12단계에서 지난해 2단계로 축소됐다. 소요시간도 22일에서 4일로 줄었다. 창업경쟁력도 116위에서 11위로 올랐다.
대한상의는 벤처기업이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원인으로 벤처투자 생태계 미비와 판로난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불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상장까지 평균 6∼7년이 걸리지만 한국은 평균 13년이나 걸린다. 법인사업자 80% 이상이 10년 내에 문 닫는 상황을 감안할 때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 2014년 기준 벤처투자를 나타내는 엔젤투자 규모는 834억원으로 미국(25조원)의 0.3%에 그쳤다.
벤처기업들의 전국 유통망, 해외수출 경험 부족도 문제다. 벤처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벤처기업의 65.6%가 국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74.9%는 ‘해외에 수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3만개 넘어선 벤처기업 62%는 3년 내 문 닫는다
입력 2017-02-15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