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기독사학 정체성 수호 위해 오늘도 기도합니다

입력 2017-02-16 00:01
한동대 16학번 기도모임인 ‘예흔’의 학생들이 최근 교내 동아리 방에 모여 기도제목을 나누고 있다. 한동대 제공

경북 포항 한동대에는 학번별 기도모임이 있습니다. 기독교 사학(私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2006년부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한동대는 ‘기독교 정신, 학문적 탁월성, 세계시민 소양, 정직·봉사·희생정신을 겸비한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것을 목표로 1994년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과 승자독식의 문화가 팽배한 세상에 발을 붙이고 있는 학생들이 그 목표를 온전히 따르기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편법을 통해서라도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자 하는 유혹에 맞서 학생들은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각 기도모임은 매주 한 번씩 강의실, 동아리방 등에서 열립니다. 학번 별로 30∼40명의 학생들이 참여합니다. 개인의 바람보다는 학교와 국가, 민족을 위한 기도를 먼저 합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시국의 안정을 위한 기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입학을 압둔 새내기들을 축복하는 기도 역시 매년 합니다.

졸업생들은 거주지역이 같은 이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여 기도모임을 갖습니다. 각 기도모임은 이름이 있습니다. 06학번은 오라(하나님께로 부름 받음), 07은 PUSH(Pray Until Something Happen), 08은 드림, 10은 Stick(See The Invisible Christ Keeping), 14는 오이코스, 16은 예흔(예수님의 흔적) 등 입니다.

기도모임에 속한 학생들은 선한 사마리아인을 자처합니다.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교내외 행사에 가장 먼저 지원합니다. 13학번 기도모임 대표 심명보씨는 “기도모임을 통해 꾸준히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자연스레 이웃을 배려하고, 섬기는 자세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천은 신앙인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기도를 해야만 합니다. 구약의 선지자 사무엘은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치 아니하고”(삼상12:23)라며 기도하지 않는 것을 큰 죄로 생각했습니다.

현대 신학자들도 이에 동의합니다. 팀 켈러 목사는 그의 저서 ‘팀 켈러의 기도(두란노)’에서 “기도하지 않는 건 단순히 종교적인 계율을 어기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으로 대하지 않는 행위이자 주님의 영광을 거스르는 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합니다.

국내에는 많은 기독 사학이 있습니다. 초기 선교사들이 세워 10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곳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예수와 동행하는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졌겠지요. 하지만 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기독교 색채를 지우려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곳에 기도하는 이들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기도가 일방적인 외침에 그치지 않는다고 약속합니다. 마태복음 18장 20절에서 예수님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입학을 앞둔 한동대 17학번 학생들 역시 선배들을 좇아 기도모임을 만들 것이라 기대합니다. 부디 그 기도가 끊임없이 대물림돼 한동대가 기독사학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는 데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