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V-리그 흥행 찬물 미숙한 경기 운영

입력 2017-02-15 18:08
한국전력 강민웅이 14일 착용한 민소매 유니폼(왼쪽)과 타 선수의 반팔 유니폼. SBS스포츠 화면 캡처

14일 대한항공과 한국전력 경기에서 발생한 프로배구연맹(KOVO)의 미숙한 경기운영이 계속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인천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은 실수로 원정 유니폼(푸른색)이 아닌 홈 유니폼(붉은색)을 챙겼다. V리그 운영요강 제48조 1항에 따르면 리베로를 제외한 한 팀의 모든 선수는 같은 색·디자인의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 강민웅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강민웅은 팀이 1세트 1-4로 뒤진 상황에서 푸른색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코트를 밟았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다. 강민웅은 동료들의 반팔 유니폼과 디자인이 다른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한국전력은 박주점 경기감독관의 허락을 받고 강민웅을 내보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규정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경기감독관은 경기를 속개시켰다.

뒤늦게 규정 위반을 알게된 KOVO는 1세트 한국전력이 12-14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후 강민웅은 유니폼 규정 위반으로 퇴장 조치됐고 한국전력 점수는 12점에서 1점으로 깎인 뒤 재개됐다. 이번에는 한국전력 점수를 깎는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KOVO 관계자는 15일 “유니폼 관련 규정은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에도 없다”며 “다만 선수교체 위반, 로테이션 반칙 등이 확인되면 규칙 위반시점으로 점수를 되돌리는 FIVB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기감독관의 실수로 빚어진 일에 대해 한국전력이 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 관계자는“운영진이 미리 규정을 숙지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관 등 운영진에 대한 징계 수위는 16일 연맹 긴급상벌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유니폼 착용 규정을 위반한 강민웅은 반칙금 10만원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맹의 실수와 무지가 프로배구의 격을 떨어뜨렸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