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00만 돌파] ‘고용절벽’ 한숨… 100만명 넘었다

입력 2017-02-15 17:46

지난달 실업자가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고학력 실업자가 급증하는 반면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있어 ‘일자리 대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15일 ‘1월 고용동향’ 집계 결과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 수가 100만9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86만7000명)보다 14만2000명 늘었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구직단념자도 늘고 있다. 최소 4주 이상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채 ‘백수’로 머문 이들은 지난달 58만9000명을 기록, 4개월 전인 지난해 9월(41만4000명)보다 17만5000명 늘었다. 한창 일할 나이인 청년층의 사정은 더 딱하다. 15∼29세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만5000명 감소한 36만8000명을 기록했다. 언뜻 보면 회복세이지만 이 역시 구직단념자가 늘면서 형성된 수치라는 게 함정이다. 고학력 실업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큰일이다. 지난달 대졸 이상 고학력 실업자는 44만1000명으로 지난해 1월(39만9000명)보다 10.6%나 증가했다.

실업자 증가의 원인으로는 제조업 고용 부진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지난달 기준 제조업 고용자 수는 440만6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6만명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 7월 이후 90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조기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늘고 있지만 이 역시 경제적으로는 부정적인 지표다. 지난달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자는 16만9000명 늘었다. 하지만 유지가 쉽지 않다. 2015년 국세 통계를 보면 107만명이 창업했지만 74만명이 폐업했다. 우리나라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 비중은 2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15.4%)을 훨씬 웃돈다. 고용 난맥상은 곳곳에 퍼진 상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