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후임에 특수부대 출신 하워드 유력

입력 2017-02-16 00:03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출신 예비역 중장 로버트 하워드(60·사진)가 급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ABC방송 등 거의 모든 미국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워드 전 중장을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자로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워드 전 중장은 현재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하워드 전 중장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중부사령관(2010∼2013년)을 지낼 당시 2년간(2011∼2013년) 부사령관을 지내 매티스와 가까운 사이다. 이에 따라 하워드 전 중장이 기용되면 안보 분야에서는 매티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매티스는 국방부 차관 등 간부 인사를 놓고 플린 전 보좌관과 갈등을 빚는 등 백악관 안보팀과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

하워드는 군인 아버지를 따라 이란에서 10대 시절을 보내 이란의 페르시아어에 능통하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네이비실 장교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 탈레반과 알카에다 격퇴 작전을 지휘했다. 특수전 경험이 많은 야전통이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소탈한 성격이라는 게 지인들의 증언이다.

대머리와 푸른 눈, 얼굴에 긴 흉터를 갖고 있는 하워드는 인상만큼이나 체력도 강하다. 아프간에서 복무할 당시 매주 등산을 하면서 20살이나 어린 부하들을 따돌렸을 만큼 체력이 뛰어나다. 팔굽혀펴기 시합을 할 때는 부하들이 구토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마초 기질이 강한 그는 MIT에서 공부하고 랜드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는 등 지적인 면모도 갖췄다.

하워드 전 중장은 9·11테러 이후 미국의 정보기관 역량이 커졌지만 ‘이슬람국가(IS)’의 발호를 미리 막지 못한 것은 큰 실패라고 지적하는 등 미국의 테러 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관은 “내가 20년 넘게 지켜본 하워드는 어떤 위험한 임무를 주더라도 성사시키는 방법을 찾는 인물”이라며 “그의 독창성과 성실성, 위기 돌파능력을 높이 산다”고 치켜세웠다.

하워드 전 중장은 2013년 예편한 뒤 록히드마틴에서 아랍에미리트 부문 사업을 총괄하는 CEO를 맡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